주차장에서 갑자기 나타난 타인이 흉기로 위협을 할 때, 인적이 드문 골목길에서 누군가가 흉기로 공격할 때 어떻게 해야 할까? 드라마나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다. 2023년 한 해 동안 연이은 강력범죄로 우리의 일상은 수없이 이와 같은 위협을 받았다.
호신술은 타인의 공격과 폭력을 방어해 자신의 몸을 보호하는 기술이다. ‘생존 호신술’이라는 말이 등장할 정도로 생활안전 호신술과 호신용품들이 올해 관심 받고 인기를 끌었다. 각종 범죄로부터 나를 보호하고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 궁금했다.
강서구는 주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생활안전 호신술 교육을 개최했다. 강서구 지역 내 20개 동주민센터에서 진행된 ‘강서 생활안전 호신술 교육’은 위험한 상황 속에서 자신의 몸을 보호해 피해를 줄이고 안전을 지킬 수 있는 내용을 배울 수 있었으며 강서구민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었다.

가지고 있는 가방이나 노트북을 이용해 공격을 막고 방어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 ©김은주
생활안전 호신술 교육이 진행되는 주민센터 2층 다목적홀에 도착하니 다양한 연령대의 남녀 참가자들이 모여 있었다. 1인가구 청년층부터 중장년층에 이르기까지 호신술을 배우기 위해 온 이들의 표정에서 단호함이 느껴졌다.
생활안전 호신술 교육을 담당한 강사는 “호신술이 예전처럼 잡고 꺾는 공격적인 기술이 아니다”라며 요즘의 호신술은 “무자비한 폭력으로부터 방어하고 저항하는 것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생활안전 호신술 교육은 위험한 상황에서 그 자리를 피하거나 숨기를 할 수 없는 경우를 위한 저항과 방어를 배우는 시간이었다. ▲실제 위험상황에서 효과적으로 저항과 회피를 하는 방법과 ▲특별한 호신용품이 아닌 내가 가지고 있는 물건을 이용해 사용하는 방법과 ▲주의 사항을 알아보는 시간이었다. 가지고 있는 도구인 가방, 핸드폰, 노트북과 같은 것을 이용해 흉기를 막고 저항하여 골든타임 10초를 확보해 생존율을 높여야 한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가방은 방패가 되어 주며 휴대폰은 무기가 되어줄 수 있다. ©김은주
남성과 여성의 대치 상태에서는 힘에서 여성이 밀리기에 힘과 힘으로 대적하는 것이 아닌, 가지고 있는 도구로 그 상황을 극복해야 한다. 도구를 이용한다면 나보다 힘이 센 상대도 대적할 수 있다. 상대방이 칼을 이용해 찌르려 할 때 방어하는 방법은 가죽가방이나 노트북을 방패로 이용하는 것이다. 이럴 경우 충격과 충격이 맞닿아 칼이 밀리게 된다.
방어 방법은 가방을 가슴 앞으로 바짝 대고 상대방이 공격할 때 손을 쭉 직선으로 뻗어 가방으로 막는 것이다. 엘리베이터나 주차장, 골목 등 뒤의 퇴로가 막힌 경우에는 이러한 방어 방법은 굉장히 중요하다. 강사의 시연을 보고 2인 1조로 둘씩 짝을 지어 공격과 방어를 연습하는 시간을 가졌다. 오른발을 앞으로 뻗어 나의 체중을 싣고 두 손으로 가방을 단단하게 잡은 양팔을 강하게 뻗어 상대방의 무기 쪽으로 방어를 하는 것이 주요 방법이었다.
2시간 가까이 공격과 방어를 연습하고 나니 조금은 나의 안전을 위해 방어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급박한 상황에서는 그 어떤 성능 좋은 호신용품도 꺼내서 사용할 여유가 없다. 내 손에 쥐어 있는 휴대폰과 가방을 이용해 나를 보호하는 방법은 그런 면에서 상당히 유용했다. 공격보다는 방어로 내 몸을 지키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할 포인트다.

어두운 주차장이나 인적이 드문 골목길을 이용할 때는 주의해야 할 사항들을 잘 알아야 한다. ©김은주
귀에 이어폰을 꽂고 걸어가는 것은 주위의 소음을 듣지 못하기에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늦은 귀가길에는 이어폰을 빼고 주위를 둘러보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할 사항이다.
최근에 인적이 드문 주차장에서 일어나는 범죄가 증가하고 있는데 차 위치를 확인하기 위해 스마트키를 눌렀을 경우 차량 위치가 노출될 수 있기에 항상 스마트키를 눌러 위치를 확인한 후 다시 잠금버튼을 눌러 타인이 내 차에 몰래 타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CCTV 사각지대이거나 조명이 없는 곳의 주차 공간에는 가급적 차를 주차하지 않는 것도 알아야 할 사항이다.

평소 서울시의 여러 방범 안전 정책을 알아두고 활용해 보자. ©김은주
서울시의 시민안전을 위한 동행 정책들
서울시는 방범안전 불안해소 서비스로 안심마을보안관, 안심귀가스카우트, 서울시 안심장비 지원, 안심귀가택시 서비스, 안심택배함 등을 제공하고 있다. ☞ [관련 기사] 안심이앱·안심마을보안관…시민안전 동행정책 확인하세요!
안심마을보안관은 늦은 밤 우리동네 안전지킴이로, 심야시간 1인가구 밀집지역 등을 순찰하며 안전한 주거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용산구 보광동, 광진구 화양동, 동대문구 제기동 등 총 16개소를 운영하고 있다. ☞ [관련 기사] 무차별범죄 대응 총력! 안심마을보안관 서울 전역으로 확대
안심귀가스카우트는 늦은 귀가를 책임지는 안심동반자 역할을 해주고 있다. 1인가구나 여성이 늦은 밤 귀가를 할 때 귀가동행을 함께 해주는 것으로 25개 자치구별 주요 거점에서 이용할 수 있다. 신청은 안심이앱 설치 후 귀가 스카우트를 신청하면 된다. ☞ [관련 기사] 늦은 밤 ‘안심귀가스카우트’랑 집으로 가는 길, 실시간 예약 편리
내 집 앞을 더욱 안전하게 해주는 서울시 안심장비지원은 1인가구, 스토킹 피해자 등의 안전 취약계층에게 안심장비를 지원해주는 서비스다. 스마트초인종, 가정용 CCTV, 음성인식 비상벨, 디지털 도어록을 지원 받을 수 있는데, 신청방법은 25개 자치구 누리집과 서울 1인가구 포털(1in.seoul.go.kr)에서 할 수 있다. ☞ [관련 기사] 1인가구에 ‘스마트초인종·가정용CCTV’ 안심장비 지원

주변에 있는 안심산책로, 비상벨, 여성안심귀갓길 등 안심 관련 시설을 평소에 확인하는 습관을 가져 보자. ©김은주
혼자서 택시를 탈 때 목적지까지 든든하게 갈 수 있는 안심귀가택시 서비스도 연말 연시 모임이 많을 때 더욱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다. 택시 승하차 시 보호자(지인)에게 ‘차량번호+위치+시간’을 문자로 전송하고 CCTV 관제센터에서 택시의 이동경로를 모니터링한다. 이용방법은 ‘서울시 안심이’ 앱에서 가입 후 이용할 수 있다. ☞ [관련 기사] 요즘 필수앱 ‘안심이’ 더 좋아진다! 비상벨·안전지도 안내
안심택배함은 불안한 외부인 방문이 걱정되거나 택배 분실의 위험을 덜어주는 서비스다. 1인가구 밀집 거주지역과 다세대 주택가 등에 무인 택배보관함을 설치해 안전하게 택배를 수령할 수 있게 해준다. 설치장소는 서울 1인가구 포털이나 안심이앱, 스마트서울맵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연말 연시 모임이 많아 늦은 귀가가 걱정되는 때다. 이럴 때일수록 나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 보자.